| 외국인 노동자의 산업재해보상보험 적용확대를 위해서는 이들의 신분을 합법화할 수 있 는 고용허가제의 도입이 절실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체 외국인 노동자의 80%에 이르고 있는 불법체류자들이 산재를 입어도 체류자격문제로 산재보상보험법을 적용받는 것을 주저 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29일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외국인 노동자 산업재해 실태 및 건강보호방안'을 주제로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열린 `노·사·정·학 산업안전보건정책 토론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토론회에서 설교수는 “이런 부조리한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미등록노동자 중심 으로 운영되고 있는 현행 외국인력제도를 합법적으로 개편하는 일이 시급하다”며 “이러한 점에서 고용허가제 도입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설교수는 지난해 11월 외국인 노동자 107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면접조사를 통 해 산재와 산재보상보험 적용 실태를 발표했다. 조사에서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32%가 한국에 입국한 이후 산재를 당한 경험이 있는 걸로 나타났다. 또 전체의 절반이상의 산재가 작업시간(53.4%)에 발생했고, 기계·기구의 안전설비 미비 (34.7%)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분석됐다. 이에 대해 설교수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3D 직종 등 위험한 작업에 노출돼 있고, 제도적 보완을 통해 극복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산재를 당한 경험이 있는 외국인 노동자의 절반이상인 59.6%가 `산재로 해고될까 봐 두려웠다'고 답해 해고에 대한 강한 불안감을 보였다. 특히 산재보상보험 처리자 가운데에서는 `돈을 계속 벌기 위해서'(35.8%)와 `일자리를 잃 게 될 것 같아서'(17%), `회사의 직접적인 권유'(13.7%) 등 회사의 필요에 의한 치료중단이 66.5%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들이 앓았던 질병에 대한 질문에서는 절반에 가까운 41.6%가 근골격계라고 답해, 근골 격계가 외국인 노동자 산재의 주요한 문제로 부각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와 함께 이들의 정규 건강검진 유무에 대해서는 전체의 55.4%가 실시한 적이 없거나 실시했는지 조차도 모르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이은 토론회에서 임준 가천의과대학 예방의학과 교수는 `경기도 마석지역 외국인 노 동자 산재보험 실태조사'를 통해 “외국인 노동자들이 산재보험보상법은 물론 국민건강보험 법에서도 차별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최재욱 고려대 환경의학연구소 산업보건센터 소장은 “정부가 추진중인 외국인력정책 심의위원회는 정책과 관련된 주요사항을 심의·의결하므로, 안전보건 정책·집행을 위한 별 도의 조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토론자로 참석한 박석운 외국인이주노동자공대위 집행위원장은 △사업장 안전보건 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 △언어교육의 실시 △실효성있는 작업중지권 △정기 건강진단 등 산 재 예방을 강조했다. /정청천 doolmail@laborw.com 입력시각 2003-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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