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지역 건설 일용직 노동자 가운데 65%가 근골격계 질환이나 소음성 난청 등 각종 직업 병에 걸렸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위원장 이용식)과 노동건강연대(대표 백도명)는 29일 오후 6시 ` 건설노동자 건강실태 발표 및 제도개선 공청회'를 산업안전공단 여수지도원에서 열고 여수 지역 건설노동자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 및 200명을 대상으로 한 특수건강검진 결 과를 발표했다. 건설노동자의 집단 실태조사 및 정밀검진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조사결과에 따르면 소음(65.92%), 분진(63.28%), 용접흄(43.5%), 중량물 운반(41.8%) 등 여수국가산업단지 건설 일용 노동자들의 경우 유해위험요인 노출이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 다. 특수건강검진에서는 조사대상의 35%인 70명만이 정상으로 나타났고, 직업성 근골격계질환 의심자 93명(46.5%), 소음성 난청 45명(22.5%), 수지진동증후군 의심자 10명(5%), 호흡기 질 환 의심자 8명(4%, 이중 진폐의증 1명 포함)으로 나타났으며, 전체 건강진단 대상자 중 130 명(65%)이 다양한 직업성 질환이 의심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조사 대상자 중 28.9%가 4일이상 요양이 필요한 재해를 당한 적이 있으며, 재해 횟수 가 평균 2회로 반복적으로 재해를 당하는 것으로 조사됐는데, 재해를 당한 경우 20.4%만이 산재보험으로 요양을 받았으며, 아예 보상을 받지 못하고 본인이 치료하는 경우도 29%, 공 상으로 치료한 경우가 47%로 조사되어 전체 79.6%의 재해가 은폐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 다. 발제를 맡은 노동건강연대 권영준 간사는 “외국의 경우에도 건설업은 재해다발업종이지만, 한국의 경우처럼 한해에 700명이 산재로 죽어 나가지는 않는다”며 “한국 건설노동자의 산 재 사망은 영국의 11배, 일본의 3배, 독일의 6배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현행 산재보험 제도는 직업병의 입증 책임이 노동자에 있기 때문에, 건설노동 자처럼 고용관계가 불투명한 경우에는 산재 인정을 받는 것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며 “전체 노동계의 요구처럼 `선요양 후인증' 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최석주 기자 flana@laborw.com
입력시각 2003-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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