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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재소송 취하하고 민주노총 만나지 말라고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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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직업병 피해자들, 회사측 산재은폐 시도 폭로
삼성전자가 반도체·LCD 공장 직업병 피해 노동자와 유가족들에게 위로금을 제시하며 산업재해 은폐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과 삼성일반노조는 12일 오전 서울 대림동 공공운수노조 건설준비위원회 회의실에서 ‘삼성 산재은폐 규탄 증언대회’을 열고 “그동안 반올림과 함께 산재신청을 한 여러 피해자와 가족들이 삼성으로부터 회유를 경험했다”고 주장했다.
12일 삼성전자가 직업병 피해자들에게 위로금을 제시하면서 산재인정 소송 취하를 요구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조현미 기자 ⓒ 매일노동뉴스
이들에 따르면 백혈병 투병을 하다 지난 3월 사망한 삼성반도체 온양공장 노동자 고 박지연씨의 유가족은 지난 5월 삼성측으로부터 위로금을 받는 대신 행정소송을 취하했다. 박씨의 유가족은 박씨가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산재 불승인을 받자 다른 피해자들과 함께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태였다.
이날 삼성일반노조가 공개한 동영상에서 박씨의 어머니 황금숙씨는 “위로금을 받는 대신 민주노총을 만나지 말고 행정소송도 취하하라고 했다”며 “지연이의 목숨 값을 돈으로 합의한 것이 후회스럽다”고 털어놓았다. 당시 박씨의 가정은 치료비 등으로 빚을 져 가정경제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었다.
삼성전자 LCD 기흥공장에서 일하다 퇴사한 후 뇌종양에 걸려 현재 투병 중인 한혜경씨도 최근 삼성측으로부터 “위로금을 줄 테니 산재신청을 취하하라”는 얘기를 들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씨는 1월 산재 불승인 통보를 받고 현재 공단에 심사청구를 해 놓은 상태다. 한씨의 어머니 김시녀씨는 “삼성이 위로금을 조건으로 산재 은폐를 시도하는 것은 개인의 문제로 끝날 게 아니다”며 “제일의 기업에서 노동자들의 목숨을 갖고 장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Tip] 삼성 직업병 논란
삼성반도체 기흥공장에서 일하다 2007년 백혈병으로 사망한 고 황유미씨의 사연이 공개되면서 전자산업의 직업병 문제가 세상에 알려졌다. 처음에는 반도체 공장의 백혈병 피해사례만 알려졌지만, 최근에는 삼성LCD·삼성전기 등 삼성 계열사에서 일하다 희귀암 등 각종 직업성암에 걸린 피해자들의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 반올림에 따르면 최근까지 직업병 피해 제보사례만 60여건에 이른다.
조현미 기자 ssal@labortoday.co.kr
2010-07-13 오전 9:36:12 입력 ⓒ매일노동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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