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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해조사 강화하고 인정기준 개선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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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총 23일 업무상질병판정 관련 공개토론회
업무상질병판정제도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현장 재해조사를 강화하고 업무상질병 인정기준을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노총이 23일 개최한 ‘업무상질병판정제도 개선을 위한 공개토론회’에서 권영준 한림대 한강성심병원 교수(산업의학과)는 “현행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재해조사가 부족하고 업무상질병 인정기준이 미비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현행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르면 업무상질병으로 요양을 신청했을 경우 근로복지공단은 현장 재해조사를 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권 교수는 “현재 현장조사를 하지 않고 사업장에서 제출한 보고서와 재해자의 주장·진술조사 형식으로 재해조사가 이뤄지고 있다”며 “직접 현장조사를 하더라도 재해조사가 불충분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업무상질병 인정기준에 대해 권 교수는 “지금도 업무상질병 인정기준이 있지만 심의 사례마다 특수한 부분이 있어 인정기준을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가이드라인이나 과거 승인·불승인 사례 같은 자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3일 한국노총에서 열린 ‘업무상질병판정제도 개선을 위한 공개토론회’에서 토론자로 나선 임종한(오른쪽) 인하대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조현미 기자 ⓒ 매일노동뉴스
부실한 현장 재해조사
임성호 한국노총 안전보건연구소 국장은 “공단이 작성한 업무상질병판정제도 개선대책을 보면 공단 스스로도 현장 재해조사가 미흡하다고 적어 놨다”며 “그러면서도 재조사 인력 확보와 관련해 개선이 곤란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임 국장은 “산재보험법 개정 논의 당시 산재보험의 문턱은 낮추고 요양관리는 강화하자는 방향에서 논의가 진행됐다”며 “현재 문턱은 오히려 높아지고 요양관리만 강화됐다”고 비판했다.
산재환자들에게 지급되는 산재보험 급여는 2~3년째 정체돼 있는 반면, 산재통계에서 업무상질병 인정건수는 점점 감소하는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이에 대해 임우택 한국경총 안전보건팀장은 “경영자 입장에서 산재 (여부가) 객관적으로 평가되기 위해서는 현장조사가 기초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면서도 “공단의 인력과 예산 부족 문제가 먼저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질병 인정기준 지속적으로 개정해야”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에 위원으로 참가하는 전문가들도 심리적으로 큰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종한 인하대 교수(산업의학과·대한산업의학회 산업보건제도위원장)는 “짧은 시간에 많은 심의를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며 “심하게 얘기하는 위원 중에는 전문가로서 죄를 짓는 것이 아닌가 하는 극단적인 표현을 쓰는 분들도 있다”고 전했다. 임 교수는 “업무관련성을 인정하는 기준 자체가 모호하다”며 “업무상질병 인정기준을 지속적으로 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업무관련성 평가를 위한 기초연구가 국내에서 거의 진행된 적이 없다”며 “직업성코호트(질병의 원인에 관해 공통적 특성을 갖고 있는 인구집단) 구축 등 인정기준의 합리적인 근거를 마련하도록 관련 연구를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동부 관계자는 “근골격계질환에 대한 현장 재해조사는 강화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업무상질병 인정기준은 업무상질병 인정기준 위원회에서 다시 한 번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업무상질병판정위 위원에 대한 노동자의 기피신청 제도에 대해서는 노사의 입장이 엇갈렸다. 임성호 국장은 “법적으로 기피제도가 있지만 현실적으로 의미가 없다”며 “질병판정위 참여위원 명단을 모르는데 어떻게 기피신청을 하겠냐”고 반문했다. 반면 임우택 팀장은 “질병판정위 위원을 공개하면 근로자 개인이 로비나 청탁을 할 수 있다”며 “질병판정위의 공정성이 심각하게 훼손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임 국장은 “판정위원회 위원이 일정정도 압력을 받았다고 생각하면 위원 스스로 기피를 하고, 적정한 사유가 있을 때 기피를 받아들이는 보완장치를 마련하면 된다”고 말했다.
조현미 기자 ssal@labortoday.co.kr
2010-06-24 오전 9:14:20 입력 ⓒ매일노동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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