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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의소리]하청에 목숨값 떠넘긴 원청..20여일째 장례도 못치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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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청에 목숨값 떠넘긴 원청..20여일째 장례도 못치러
건설노조 "타워크레인 사망사고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해야"
장명구 기자 jmg@vop.co.kr
전국건설노동조합 경기도건설지부(건설노조)가 무인타워크레인 사망사고에 대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건설노조는 10일 서울 송파구 가락동 소재 ‘유나프라자 신축공사현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달 16일 이곳에서 철근작업을 하던 중 떨어진 크레인 후크(크레인 밑에 달린 무게 300kg 가량의 추)에 맞아 사망한 고 박세열씨의 사망사고와 관련해 이같이 주장했다. 25일 째인 현재까지도 박씨에 대한 장례는 치러지지 못하고 있다.
시공사인 타원종합건설(주)은 하청업체인 형우건설에 ‘유나프라자 신축공사’를 맡겨 지난 5월부터 공사를 벌여왔다.
이날 사고는 크레인 권상동작(자재를 내리고 올리는 작업) 중 크레인에 부착된 자동브레이크제어장치 결함으로 후크를 조정하던 쇠줄(와이어)이 끊어지면서 공중에 매달려 있던 후크가 20~30m 바닥으로 떨어져 일어난 사고였다.
사고 당시에도 크레인을 조종한 사람은 전문 크레인운전수가 아닌 철근작업반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박종국 건설노조 노동안전국장은 “건설현장에서 작업을 빨리 하거나 하중을 초과하는 자재를 올리기 위해 안전장치를 제거하는 경우가 다반사”라며 “자동브레이크제어장치가 제대로 작동했다면 절대로 일어날 수 없는 사고였다”고 안전관리 소홀로 인한 사고 의혹을 제기했다.
박 국장은 또 “사고를 낸 크레인은 정격하중 2톤 장비로 건설기계관리법에 의한 건설장비 등록절차나 산업안전보건법에 의한 안전검사 등을 받지 않을뿐더러 자격증 소지자가 아닌 일반인이 조종해도 아무런 법적 제재조치를 받지 않는다”며 “3톤 이상만 등록하면 되는 관련 법을 개정하는 것을 포함해 철저한 대책마련과 관리감독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숨진 박씨의 차녀인 박온유(27) 씨는 “사고현장 시공사인 타원종합건설 측은 사고 이후 20여 일이 넘도록 저희 유족들에게 사과나 위로 한마디 없이 모든 책임을 하청업체에 떠넘기고 하청업체는 위로금 3천만원 주고 합의하자고 한다”며 “법적인 문제를 떠나서 하루아침에 남편을 잃고, 아빠를 잃은 저희 유가족들에게 사과나 위로 한마디라도 하는 것이 기업의 사회적 책무로서 기본적 도리가 아니냐”고 울분을 터뜨렸다.
건설노조는 “일반적으로 건설현장에서 사망사고가 났을 경우 피해자를 직접고용한 하도급업체는 물론이요 전체 공사를 책임진 시공사에서 산재사고를 예방하지 못한 법적, 도의적 잘못에 대해 인정하고 그 예우를 갖춰 온 것이 관례였다”며 “현장소장의 형식적인 조문 이후, 줄곧 하도급업체인 형우건설을 앞세워 가장의 죽음이라는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유가족에게 일방적인 합의를 강요하고 사장면담을 요구하며 찾아간 유족에게 경찰을 불러 잡아가도록 하는 파렴치한 행동을 서슴치 않고 있다”고 규탄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타원종합건설과 형우건설 측의 유족들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와 책임 △철저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구속수사 △관련 법, 제도 보완을 포함한 철저한 대책마련과 관리감독 실시 등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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