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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추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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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의 자살기도’ 그는 왜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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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성노동자가 자살을 기도했다. 닷새 사이 두 차례에 걸친 자살기도였다. 수년간 응급실에서 온갖 잡일을 마다하지 않았고 지난해 10월 둘째 아이도 출산했다. 그런 그가 “내가 죽어야 해결될 것 같다”며 약물을 주사하고 유리조각으로 손목을 그었다. 과연 그에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지난 25일 서울 은평구 청구성심병원 앞. 전국공공서비스노동조합(이하 공공노조)은 ‘다시 시작된 노조 죽이기’라는 플래카드를 내걸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청구성심병원의 노동조합 탄압이 이 모 간호사를 자살기도로 이끌었다는 것이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13일 응급실 당직의사가 이 간호사에게 폭언과 폭행을 가했다. 항생제 투여방법에 대해 묻는 이 간호사에게 담당 의사가 지나치게 핀잔을 주며 진료차트를 내던졌다. 환자들이 보고 있는데도 “무릎 꿇어 빌라”며 소리를 질렀다. 고정직이어야 할 응급실 당직의사를 주말과 야간에 일일직으로 운영하면서 벌어진 일이었다. 과거에도 문제를 일으켰던 당직의사였지만 이틀 후 경고장은 이 간호사에게 날아들었다. “의사의 처방지시 항명과 불손한 태도, 말투로 진료과정에서 당직의사와 다툼의 발단을 제공했다”는 내용이었다.
이 간호사는 경고장을 받은 다음날 첫 번째 자살을 기도했다. 5일 후 또 자살을 기도했다. 현재 이 간호사는 정신과 폐쇄병동에서 손발이 묶인 채 치료를 받고 있다. 노조는 “병원측이 여러 가지 사안에서 조합원들에게만 경고장을 보내고 있다. 부당한 경고장은 노조탄압의 일환”이라며 “10년이 지나도 노사관계는 바뀌지 않았다”고 반발하고 있다.
청구성심병원의 노조탄압은 10여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1998년부터 노조탈퇴를 강요하며 노조원들에게 식칼을 휘두르고 똥물을 투척해 물의를 일으켰다. 당시 법원은 병원 측의 부당노동 행위를 지적하는 판결을 내렸고 노동부는 특별근로감독을 벌였다. 2003년에는 노조원 8명이 노조활동을 이유로 병원측의 일상적 차별과 따돌림, 감시․협박으로 적응장애 등 정신질환에 시달린다며 산재를 신청,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았다. 이 간호사는 이 과정을 모두 겪어온 인물이다. 지난해 6월에는 출산 전부터 원장에게 폭언을 듣고 그 충격으로 절박유산의증을 앓기도 했다.
권기한 청구성심병원 분회장은 “이 간호사의 자살기도 소식을 접할 때마다 가슴이 내려앉는 것 같다”며 “병원 측의 횡포로 정신질환에 시달려 산재판정을 받았지만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비롯된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병원 측이 13명이던 조합원 수가 지난해 52명으로 늘자 노조탄압을 시작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건강한 노동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비판했다.
공공노조와 민주노총은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청구성심병원의 노무관리에 대한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제기할 방침이다.
이에 청구성심병원 측은 “응급실에서의 다툼은 병원과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이 간호사와 당직의사의 잘못”이라며 “(경고장 발부)는 업무의 일환인데 정신적 스트레스를 과하게 받아 자살기도를 한 것은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조의 요구로 병가처리를 하고 있지만 실제로 자살을 기도했는지 등의 사실 여부는 확인하지 않았다”면서 “노사간 문제는 병원 측에도 책임이 있지만, 당시 응급실에서의 상황이나 경고장을 노조탄압이라고 몰아붙이는 것은 지나치다”고 반박했다.
<이성희 경향닷컴기자 mong2@kh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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