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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추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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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다 다쳤는데 누구하나 책임지지 않는 나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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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사내하청 노동자의 안타까운 사연
일을 하다 다쳐도 잘릴까봐 산재신청조차 하지 못하고 일을 해야 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 국내 굴지의 조선소에서 근무했던 한 사내하청노동자가 <매일노동뉴스>에 자신의 억울한 사연을 전했다.
올해 나이 36세인 서아무개씨는 지난 2004년 2월 삼성중공업 협력업체인 ㅅ기업에 들어갔다. 입사한 지 2년이 채 되기도 전, 병원에서 디스크 진단을 받은 그는 산재신청 결과 업무상 인과관계가 없다는 이유로 ‘염좌’만 일부 산재승인을 받았다.
“입사 전 건강검진에서는 아무런 질병도 없었습니다. 매일 회사에서 20kg 이상의 족장을 2년간 혼자 나르다가 다친 것이 분명한데, 근로복지공단 통영지사는 업무상 인과관계가 없다고 하고 회사는 책임이 없다며 외면하고 있습니다.”
서씨가 억울한 것은 산재에 대해 회사나 근로복지공단이 불인정한 것뿐만은 아니었다. 그는 지난해 10월 병이 발병한 후 혹시나 잘릴지도 모른다는 우려로 노심초사 마음을 졸였다. 그러나 증상이 악화돼 12월 회사에 병가신청서를 제출하고 3주 정도 쉬고 돌아온 직후 회사의 태도에 더 마음이 상했다고 했다.
회사 창립기념일에 ‘노력상’을 받을 만큼 열심히 일만 했다는 서씨는 병가신청서를 제출했지만 돌아와 보니 무단결근으로 처리돼 있었다고 했다. 병원비 역시 회사는 부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그러나 그보다 야속했던 건, 출근하자마자 회사쪽 담당 과장이 ‘탈의실을 청소해라’, ‘잔업은 물론 특근도 하지 마라’, ‘차라리 회사를 그만둬라’는 등 사직을 강요했다는 사실. 심지어 서씨의 작업복과 안전장구조차 개인 사물함에서 치웠다.
“2년 동안 일해 왔지만, 내 몸이 망가지자 회사엔 더이상 필요 없는 존재가 된 겁니다. 정말 내가 소모품이구나라는 생각에 진절머리가 났습니다.”
하지만 얇아진 월급봉투와 병원비 등으로 막막한 생계 때문에 서씨는 회사가 시키는 대로 청소만 해 왔다. 그러나 잔업과 특근조차 주어지지 않았고 몸조차 아파 자주 쉴 수밖에 없게 되자 결국 입사 2년째인 지난 2월 스스로 사직서를 제출했다.
“회사의 부당한 대우에 법적 대응을 해 볼 생각도 했지만, 아는 것도 하나도 없는 데다 병원비도 없어 막막합니다. 다시 일하려면 허리라도 제대로 치료해야 하는데…. 누구 하나 도와주는 사람이 없습니다.”
2006년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비정규직 노동자 서씨의 호소다.
마영선 기자 leftsun@labortoday.co.kr
2006-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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