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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의학 의사들 ‘노동부 집단규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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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부 ‘진폐연구’ 중단에 항의성명…“근거없는 연구중단조치 무사안일”
산업의학 전공의사와 전문가들이 화났다. 산재보험제도 개선을 위해 진행되던 노동부 발주 연구용역의 일부를 최근 노동부가 중단시킨 것에 대해 산업의학 전공의 및 연구자 67명이 29일 집단항의성명을 발표하며 노동부를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정부가 자체 발주한 연구를 중단시킨 경우나 이에 항의하며 전문가들이 집단성명을 발표하기는 모두 처음이다.
이 성명과 노동부에 따르면 노동부는 산재보험제도 개선을 취지로 지난 4월 ‘진폐환자 요양관리 실태조사 및 진폐 합병증 범위에 관한 연구’를 발주, 서울대 백도명 교수가 이를 진행하던 중 노동부는 지난달 12일 갑작스럽게 연구중단요청 공문을 보냈다. 노동부는 공문을 통해 “현재 요양중인 진폐환자의 요양 실태에 대한 현장조사는 기존 진폐환자들의 오해의 소지가 있으므로 현 시점에서 중단하고 그간의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연구를 진행, 마무리 해 달라”고 통보했다.<사진>
이에 대해 산업의학 전공의와 전문가들은 29일 “60~70년대 압축적인 산업성장 시기 열악한 작업환경에서 일한 광산노동자 중 3만5천명이 진폐증에 걸렸고 약 5천명이 넘는 진폐환자가 죽어갔으며 아직도 3만여명의 환자들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그러나 전체 진폐환자 3만여명 중 실제 요양서비스를 받고 있는 환자는 10%인 3천여명밖에 되지 않고 요양의 내용에도 문제가 있고 사회적 관리와 재활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연구는 진폐환자가 인간다운 삶을 증진시키는 데 중요한 기여를 할 것으로 판단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들은 “노동부는 노동부가 발주하고 심의하고 계약해 진행중인 진폐연구를 아무런 근거와 사유도 없이 일방적으로 중단시켰다”며 “특별한 사유도 없이 연구자의 전문성과 자율성, 그리고 연구의지를 꺾는 연구중단 결정을 내린 것은 연구계약서에도 없는 엄연한 계약위반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노동부의 (진폐관련) 이해관계자집단의 항의에 직면해 그저 말썽이 없는 것이 좋다는 식의 무사안일주의 속성, 연구자의 연구는 무시해도 된다는 식의 관료주의 속성 이외에도 진폐환자와 산재환자의 권익을 보호해야 할 노동부의 근본적 철학부재가 바로 이번 사태의 원인”이라며 “노동부는 과연 어떤 의도에서 연구용역을 시작했으며 진폐환자의 실상을 파악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세우기 위해 어떤 역할을 계획하고 있는가”라고 묻고는 △노동부 장관의 공개사과와 재발방지 △연구중단 책임자 징계 △연구용역 조속한 재개 등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노동부 담당부서인 산재보험혁신팀의 한 관계자는 “진폐 요양환자들이 이번 연구를 요양중단을 위한 것이라고 오해하고 있는 점이 있어서 요양환자를 대상으로 한 현장조사를 중단시킨 것”이라며 “(전체적) 연구중단이라기보다는 방법상의 문제로 내년에 추가적인 연구계획을 갖고 있다”고 해명했다.
연윤정 기자 yon@labortoday.co.kr
2005-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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