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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직원 ‘왕따’ 스트레스로 정신병원 입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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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직원 ‘왕따’ 스트레스로 정신병원 입원
노사협의회, 외유성 여행 거부 이유로 위원 자격 2개월 정지되기도
삼성전자의 노사협의회인 ‘한가족협의회’에서 사원 위원을 하다 면직된 한 노동자가 건강상의 이유로 출장을 거부했다가 직무가 정지된 뒤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정신병원에 입원하는 일이 발생했다.
12일 삼성일반노조(위원장 김성환)에 따르면 삼성전자에서 근무하는 박아무개(43·대리)씨는 지난달 건강상의 이유로 러시아 출장 업무지시를 거부했다가 같은달 28일 직무가 정지됐다. 박씨는 직무가 정지된 상태에서 그룹장 옆의 빈 책상에서 지내고 사내 메일도 차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박씨는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고, 결국 의사의 권유로 지난 9일 정신병동에 입원했다. 병원측은 박씨에 대해 우울성 장애와 급성스트레스 장애라고 판정했고, 1개월간 입원치료와 지속적인 통원치료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2007년 11월 한가족협의회 사원측 위원에 당선된 박씨는 노사협의회 위원들이 2008년 ‘글로벌 한가족스쿨’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인도로 벤치마킹을 가기로 한 것과 관련해 불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당시 회사에 조직개편(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인 데다, 사원들의 여론을 수렴해야 한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자 협의회는 같은해 7월 “위원으로서의 의무를 위반했다”며 내부규정에 따라 위원 자격을 2개월 정지했다. 외유성 여행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징계를 받은 것이다.
박씨는 지난해 2월에는 회사 경영진에 조직문화 개선안을 제안했다가 “사원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행동을 했다”는 이유로 위원 자격을 면직당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협의회 위원 출마 자격까지 박탈당했다. 이와 관련해 박씨는 올해 5월 회사를 상대로 수원지방법원에 징계무효와 면직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이영기 변호사(법무법인 산하)는 “일반적이고 상식적인 차원에서 경영진에 문제제기한 것을 가지고 면직시킨다는 것은 상식에 반한다”며 “면직과 관련한 협의회 운영규정 역시 상식과 반하는 황당무계한 내용”이라고 말했다.
노조에 따르면 박씨는 87년 삼성전자 VD사업부 제품기술그룹사원으로 입사했다. 그는 지난해 8월에도 건강상의 이유로 브라질 출장 지시를 거부했다가 감봉 6개월 징계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현재 외부 접촉이 단절된 채 정신병동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날도 박씨의 부인이 면회를 갔으나 상태가 호전되지 않아 병원측이 면회를 허락하지 않았다. 김성환 위원장은 “삼성전자가 내년부터 시행되는 복수노조에 대비해 전 사원을 대상으로 특별교육을 한 것도 모자라 이제는 개별 노동자에 대한 직접적인 관리와 통제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박씨의) 한가족협의회 위원 자격이 정지된 이유는 단순히 행사에 참석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협의회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고 부정적인 입장을 계속 표했기 때문”이라며 “위원 면직된 이유도 근거없는 내용으로 동료들을 불편하게 하는 등 협의회 위원 자격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현재 직무정지가 아닌 직무대기 상태”라며 “담당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해외출장을 꼭 가야 하는데 출장을 거부해 담당 부서에서 다른 업무를 찾아주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조현미 기자 ssal@labortoday.co.kr
2010-08-13 오후 12:30:09 입력 ⓒ매일노동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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