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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플루 위기단계 ‘심각’…노동부는 ‘덜 심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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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플루 위기단계 ‘심각’…노동부는 ‘덜 심각?’
노동부, 사업장에 휴가 권고 수준 … 노동계 "적극적 조치" 필요
신종인플루엔자 확산에 따른 국가전염병위기단계가 3일 최고단계인 ‘심각’ 단계로 격상됐지만 노동부의 대책은 현장의 요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노동부는 이날까지 단 한 차례의 사업장 감염 실태조사도 실시하지 않았다.
이날 노동부는 "지방노동청별로 감염 위험이 높은 사업장의 사업주들을 불러 간담회를 열고 예방수칙과 업무지속수립계획을 제대로 세우도록 권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영섭 근로자건강보호과 과장은 “근로자가 신종플루에 감염됐을 때 휴무조치를 제대로 취하도록 사업주들에게 촉구하는 의미에서 간담회를 여는 것”이라며 “거점병원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일하는 근로자들이 있다는 제보를 들어 점검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런 노동부의 대책은 행정안전부와 차이가 난다는 지적이 많다. 행안부 지침에 따르면 공무원이 신종플루 확진 판정을 받으면 완치때까지 병가조치하고 가족 중 신종플루 감염자가 있을 경우에도 완치때까지 공가처리할 수 있다. 지난 2일에는 신종플루로 학교가 휴업해 자녀를 보호해야하는 공무원들은 휴가를 낼 수 있도록 복무지침을 마련했다. 행안부의 지침은 비교적 구체적이고 유급 휴가 처리까지 되는 반면, 노동부는 사실상 신종플루 관리를 사업장에 맡겨 놓고 있는 상태다.
신종플루에 감염된 노동자가 유급휴가를 받을 수 있도록 고용보험 등 재정을 지원하는 방안에 대해 노동부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노동부 근로기준국 관계자는 “정부가 비용을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없고, 유급 휴가로 처리하도록 법적으로 강제할 수도 없다”며 “정부는 노사 합의하에 여력이 되는 사업장은 유급처리를 하도록 권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정부가 재정을 지원할 만큼 사업장의 감염 수준이 심각한 상황은 아니다”며 “자칫 도덕적 해이가 일어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김은기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국장은 “신종플루가 이미 국가차원의 문제로 확산된 상황에서 정부의 재정지원없이 모든 책임을 노사에 떠넘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노동부는 정부차원에서 신종플루 추경예산을 계획할 때 노동자 지원 방안을 요구하는 등 사업장 감염 확산을 예방하기 위해 좀 더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Tip 국가전염병재난단계
국가전염병재난단계는 관심(Blue)-주의(Yellow)-경계(Orange)-심각(Red) 등 4단계로 구분돼 있다. 보건당국은 지난 4월28일 국내에서 첫 신종플루 추정환자가 발생하자 5월1일 ‘관심’ 단계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두 번째 단계인 ‘주의’로 격상했고, 3일 '심각'으로 격상했다. 2006년 8월 전세계적인 조류독감 파동으로 국가전염병재난단계가 만들어진 뒤 지금까지 최고단계가 선포돼 중앙정부 차원의 재난대책본부가 세워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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