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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업계도 '괴담'···업무 스트레스에 돌연사 잇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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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업계도 '괴담'···업무 스트레스에 돌연사 잇달아
노컷뉴스 기사전송 2009-02-06 06:03
기러기 아빠, 중년 직장인들 격무에 시달리다 유명 달리해
[CBS경제부 권민철 기자]
지난주 SK텔레콤의 A씨가 밤늦게 귀가 한 뒤 잠을 자다 갑작스럽게 죽음을 맞았다.
A씨는 오랜 기간 대외 업무를 맡아오며 사내외 합병 문제와 유·무선 융합 정책 등을 총괄하며 격무에 시달려 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최근 중년 직장인들 사이에 잦은 전형적인 돌연사로 보인다.
A씨는 특히 두 아들을 유학시키느라 가족과 떨어져 지내온 '기러기 아빠'여서 안타까움이 더욱 크다.
그의 지인은 "대학원 과정도 포기하며 대관 업무를 맡아 밤늦게까지 일에 파묻혀 왔지만 최근 임원 승진인사에서 탈락해 스트레스가 컸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망연자실한 표정이었다. 7개월 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 B씨가 사무실에 일하던 중 쓰러져 숨졌다. 심근경색으로 사망한 B씨도 오랜 동안 승진에서 탈락해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팀장을 달지 못한 '메니저(과장급)'였다. B씨 역시 기러기 아빠여서 동료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SK텔레콤은 B씨의 사망사고 직후 이른바 '집중근로제'를 도입했다. 오후 6시가 되면 음악을 틀어 퇴근시간을 알렸고, 임원과 팀장급에게도 저녁 8시 이전에 솔선수범해 퇴근토록 지시하는 등 직원들의 복지 문제에 더 세심한 배려를 해왔다.
이 회사 홍보실에서는 최근 발생한 사망 사고가 두 번 밖에 없다고 했지만 또 다른 케이스도 있다는 소문이 꼬리를 물고 있다.
아마도 암 환자들이 잇따르고 있는 상황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B씨가 사망하기 8개월 전쯤인 2007년 연말, C씨가 건강검진에서 위암 4기 판정을 받아 휴직중이다.
C씨의 경우는 특히 SK텔레콤의 방송광고 마무리를 장식하는 5개 음으로 된 독특한 멜로디(T-Ring)를 개발한 주인공으로, 이 회사로서는 보배 같은 존재여서 허탈감이 크다는 후문이다. C씨는 수술을 포기한 채 약물치료만 받고 있는 상태다.
통신업의 액운은 SK텔레콤에만 드리운 것이 아니다.
방송통신 융합 정책에 따라 정보통신부와 방송위원회가 합병돼 인력조정이 한창이던 지난해 5월에는 방송통신위원회 직원 D씨가 교육을 받던 중 기숙사에서 숨졌다.
옛 정보통신부 우정사업부서 소속이던 D씨는 보직 배정에 대한 압박감과 스트레스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지난 2005년 4월에는 KT 직원 E씨가 역시 교육 도중 사망했다. E씨는 지방 연수원에서 진행된 '변화혁신 학교(C2C)' 프로그램을 이수하던 중 심장마비로 숨졌다.
물론 이 사고는 유격 훈련 같은 육체 교육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다른 사례와는 차원을 달리하지만 국내 통신환경의 빠른 변화로 기로에 선 KT가 조직 혁신을 위해 직원들에게 극단적인 교육을 강요했다는 점에서는 일맥상통한 것이다.
KT는 최근 이석채 사장 취임 이후 KTF와의 통합을 서두르며 3000명의 업무지원 인력을 현장으로 내보내는 등 강력한 경영 드라이브를 걸고 있어 이 회사 직원들의 스트레스의 강도가 커졌다.
한 때 최고의 직종으로 취급 받았고 지금도 다른 업종에 비해 인기가 많은 통신업계이지만 최근 이어지고 있는 불운한 소식과 불투명한 미래 때문에 종사자들의 마음은 편치가 않다.
한 통신업계 종사자는 "다른 직종에 비해 복지나 보상 같은 것은 크겠지만 그 만큼 스트레스도 큰 것이 사실이다. 유선 업종은 유선 업종대로 무선 업종은 무선 업종대로 최근 성장 정체에 따라 돌파구를 찾느라 혈안이 돼 있는 상태다 보니 사망 소식이 결코 남의 일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이 펴낸 산업재해 분석 자료를 보면 지난 2007년 한 해 동안 통신업계 종사자 가운데 사망한 뒤 산업재해 승인을 받은 사람은 6명이었다.
twinpine@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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