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겪은 지하철 운전자, 공황장애 등에 시달려
산재판정후 운전 못하고 다른 직종으로 전환
[ 2008-10-25 07:00:00 ]
CBS경제부 박종환 기자
전동차 운전자들이 자살사고 등 사상사고를 겪고난 이후 공황장애 등 각종 정신질환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지하철 1~4호선에서는 지난 2004년 이후 현재까지 5년간 모두 163건의 사상사고가 발생해 모두 107명이 숨지고 56명이 부상을 입었다. 특히, 전동차에 뛰어들어 자살한 경우는 93명으로 전체 사망사고의 86%를 차지했다.
지하철 5~8호선에서는 같은기간 모두 120건의 사상사고가 발생해 모두 69명이 숨졌다. 자살로 숨진 사람은 64명에 달했다.
사상사고를 경험한 전동차 운전자들은 공황장애나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등 심각한 정신적 후유증에 시달리게 된다.
공황장애는 갑자기 심장이 두근거리고 숨이 막히는 듯하고 죽을 것만 같은 불안이 엄습하는 현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정신질환이다.
지하철 5~8호선을 운영중인 서울도시철도공사의 경우, 지난 2004년 이후 기관사와 전동차.시설 관리 직원 등 사상사고를 경험한 17명이 산재를 신청해 이중 10명이 산재판정을 받았다.
공황장애 4명,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3명, 적응장애 또는 강박신경증 2명, 주요 우울장애 1명 등이었다.
산재판정을 받은 기관사들 대부분은 1년 이상 휴직을 한 뒤, 더 이상 운전을 하지 못하고 다른 업무로 전환해 일을 하고 있다.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의 경우 2004년 이후 급성스트레스 장애로 산재판정을 받은 기관사는 모두 10명에 달했다.
사고를 겪은 기관사들은 정신적 충격으로 공황상태에 빠지지만, 사흘에서 닷새간의 휴가가 주어지는 것이 고작이다.
정신질환에 따른 산재판정을 받는데는 최소한 6개월 이상 걸리지만 공사 차원의 적절한 치료서비스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서울도시철도공사는 정신과 진료를 받을 경우, 정신클리닉 비용으로 몇만원을 지급할 뿐이다.
문제는 정신질환이 있는 기관사가 차량을 운전할 경우, 승객들의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국토해양부는 기관사 등 철도안전업무 종사자가 정기적으로 받아야 하는 신체검사 항목에 공황장애 등을 추가해 올해말부터 적용할 방침이다.
한편, 서울메트로는 선로 추락방지를 위해 전체 117개 역사에 대해 오는 2010년까지, 서울도시철도공사는 전체 148개 역사에 대해 내년가지 스크린도어 설치를 완료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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